연재 칼럼

철학 및 윤리학은 현대사회의 문제점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콘2조아 2025. 5. 16. 12:36

현대 사회와 철학의 역할

      현대사회는 과거보다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인간은 단일 종교와 단일 왕조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었고 그 대가로 자유를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집단 간의 갈등을 얻었다. 또한, 세계화와 자본주의의 대두와 함께 노예제를 벗어던진 인간은 경제 계급이라는 새로운 수직구조를 만들어 냈다. 그에 따라 우리 인간은 빈부격차, 인종차별, 성 문제, 세대갈등, 국가 관계 등이 얽히고설켜 겪어본 적 없는 전 세계적 갈등상태를 겪고 있다. 쉽게 풀 수 없는 다양한 측면에 걸친 문제에 철학과 윤리학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철학과 윤리학의 사회적 기여

      먼저, 철학 및 윤리학은 혼란스러운 사회의 이해와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황경식 교수님의 글 ‘올바른 것은 이로운 것인가? -윤리와 경제의 접점-’에서도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해지면서 경제적 이기심 때문에 사람들이 도덕성을 잃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겼다. 이에 대해 이 글에선 이기심이 있기 때문에 이를 다룸으로써 사회가 성숙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옳은 것이 이로운 것이 되기 위해 궁극적으로 필요한 요건이 무엇인지도 지시하고 있다. 불안정한 사회에선 철학이 피어오르기 마련이다. 주나라의 쇠락 이후 빈번한 전쟁이 일어났던 춘추전국시대에도 많은 철학자가 사회를 이해하려 했고 국가 또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했다. 주나라가 사실상 사라져버리고 더욱 큰 혼란이 찾아오는 전국시대 때 맹자는 공자의 유학을 이어나갔다. 그는 사회 혼란의 해답을 ‘인’에서 찾고 인에 대한 규범으로써의 ‘의’를 제시하였다. 서양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다. 고대 그리스 때  보편적인 자연현상의 원리를 생각해내는 자연철학이 주류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리스가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같은 국가 간 전쟁을 겪으며 철학의 주류는 자연철학에서 소크라테스, 플라톤처럼 사회는 무엇이고 통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철학으로 바뀌었다. 그중 소크라테스 철학을 잇는 플라톤이란 철학자가 있었다. 그는 대상을 감각적으로 느끼는 다양한 면을 묘사하는 것이 아닌, 대상의 본질을 정의하는 이데아를 주창하였다. 플라톤은 이데아와 더불어 철인통치로 유명하다. 플라톤은 그리스가 스파르타와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패배한 후 그리스 사회에 대해 회의감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 사회의 변화를 원해 정치의 이데아를 잘 알고 있는 철인이 통치하는 철인정치, 계급을 세 가지로 나누어 각자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맡게하는 계급제와 같이 이상 국가 이론을 펼쳤다. 적어도 그의 관점에서 더 나은 사회의 모습을 제시한 것이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동서양 모두 사회가 불안할 때 해답을 생각하고 고심했던 것은 철학이었다.

사회 변화의 계기로서의 철학

      또한, 철학 및 윤리학은 사회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카를 마르크스이다. 마르크스는 사회의 발전 단계를 ‘원시 공산주의 - 고대 노예사회 - 중세 봉건사회 - 근대 자본사회 - 공산주의’라 정리하였다. 그는 근대 자본주의를 연구하며 자유방임주의로 인해 소외 계층이 존재하는 한계를 느꼈고 자본주의의 문제가 쌓이고 쌓이다 공산주의가 태동할 것이라 예측하였다. 마르크스주의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음에 따라 노동자계급의 정체성이 생겨났고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 노동자정당의 출현을 촉진했다. 그와 함께 사회민주주의, 생디칼리즘, 페비언주의, 프루동주의와 같은 사회주의 세력이 영향을 주고받았다. 결과적으로 상대적 봉건사회였던 러시아가 혁명 이후 공산주의의 길을 걷고 몰락하지만 마르크스주의는 근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보완한 현대 자본주의의, 즉 수정자본주의의 탄생에 영향을 끼쳤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 계몽을 통한 변화

      마지막으로, 철학 및 윤리학은 개인의 계몽을 통해 개인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철학이 사회문제를 직시하고 해결책을 내놓는다고 할지라도 인간 각자가 계몽되지 않는다면, 사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면 철학은 효용을 잃을 것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나는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자아실현 코치 Actualized.org이라는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처음에는 감정의 이해, 인생 전략 구상 등을 위해 찾아본 자아실현 채널이었다. 영상을 보다 보니 Spiritual Enlightenment라는 카테고리를 찾을 수 있었다. 폭넓은 주제와 심오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어 그것이 무엇인지 쉽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인간의 삶과 자아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니 사상 또는 철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내용인즉,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나’라는 존재는 실제가 아닌 상상에 불과하며, 그저 나의 자아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 이라는 것이 그 내용이다. 육신은 존재하지만, 인식의 주체인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유튜버는 그 외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가치판단의 이중적인 측면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Non-duality, 개인 전형성의 발전 구조를 몇 가지의 색으로 모델링하여 정리한 Spiral Dynamics, 생존이라는 개념을 개체적 생존에서 벗어나 사상이나 가치의 생존으로 범위를 넓힌 Survival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주제들을 듣고 나는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에서 나 자신을 잘 돌아 볼 수 있었고 내 행동의 근거를 이 주제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나 타인 대해서도 이를 비추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적개심과 갈등은 주로 가치, 신념, 체계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다름을 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Actualized.org 채널에서 말하고 싶어 하는 최종 단계는 모든 신념, 이데올로기에서부터 벗어나고 자아를 버리며 완전한 합일의 형태로 스스로가 순간의 모든 것이 되는 것이다. 종교전쟁이었던 십자군 전쟁, 이데올로기 전쟁이었던 미국과 구소련의 냉전체제, 현재에도 발생하는 갈등과 문제는 집단성 혹은 개인성 간의 대립에 그 원인을 두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모든 것을 초월해 대상을 판단하지 않고 죽음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현재 중심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비교적 합당해 보인다. 이 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자신만의 가치관을 따르는 개인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철학이나 윤리관을 통해 개인이 보편적 정의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개인적 정의를 탐구해 나간다면 사회는 비로소 궁극적 정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결론

      이처럼 철학과 윤리학은 사회적, 개인적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 사회 또는 개인이 나아갈 방향을 정해준다는 점에 있어서 현대사회의 문제점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우리의 현주소를 인식하고 성숙한 사회를 위한 방향을 제안하는 것이 철학 또는 윤리학이라면, 혹은 둘 중 하나에 대해서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문제해결로써의 그들의 역할은 충분할 것이다.

 

참고

송충기, 김남섭 외, 『세계와 시대의 서양 현대사』, 아카넷, 2009

정창우 외, 『윤리와 사상』, 미래엔, 2014

서용순,『청소년을 위한 서양철학사』, 두리미디어, 2006 

황경식(2001).특집 경제와 윤리-올바른 것(의)은 이로운 것(이)인가?-윤리와 경제의 접점-. 철학과 현실, 27-41

Actualized.org, Spiral Dynamics - Stage Blue,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_5iLt1p-W1U

Actualized.org, Spiritual Enlightenment - The Most SHOCKING Truth You’ll Ever Hear,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Bsyplaii9p4

Actualized.org, Understanding Duality - Part 1 - Master List of 250+ Dualities,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FO3YtZwhN2k

Actualized.org, Understanding Survival - Part 1 - The Metaphysics Of Being Human,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i8NNtpzYQx8